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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키우는 이야기] 아이의 온기
    끄적끄적 2021. 4. 3. 21:52

    아기가 태어난지도 벌써 80일 가량 되었다. 조금 더 지나면 100일이 될 듯 한데 언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갔을까 싶다.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왔다. 아기가 조금 커서 주말에 날씨가 좋으면 유모차에 태워 동네라도 한 바퀴 돌고 싶었는데, 벌써 3주째 주말마다 비가 오고 있어서 못 하고 있다. 대신에 주중에 고생하는 와이프 대신 낮에 내가 아기와 조금 더 오래 같이 있었다.

    비 오는 봄날의 주말. 여느 때와 같았다면 어느정도 따듯해 진 날씨였지만 비 때문에 집안의 공기는 조금 썰렁했을 텐데 아기가 집에 와서 거실 한 복판에서 방싯방싯 웃다가 찌잉 대다가 하니 썰렁했었을 집안의 공기는 간데 없었고 대신 훈훈함이 집 안을 감도는 느낌이 들었다. 요 조그마한 아기가 집안의 공기를 이렇게 바꾸는 구나라고 새삼 느껴지는 하루였다.

    요즈음 아기는 저녁마다 아주 잘 잔다. 보통 평일의 나와 아기의 저녁 일과를 살펴보면 내가 회사 일을 마치고 부랴부랴 퇴근하고 집에 오면 여섯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 된다. 잠시 아기와 시간을 보내다가 아기를 씻기는 시각은 대략 여섯시 40분. 씻기고 나와 옷 입히고 마지막 수유를 준비하면 대략 일곱시. 일곱시 조금 넘어 마지막 수유를 하고 트림 시키고 둥가둥가 조금 하다가 기저귀를 갈고 재우기 시작하는 시간은 대략 일곱시 40분. 여덟시 쯤 되면 아기가 잠이 들락 말락 하는데 적당한 타이밍에 아기를 침대에 눕히는 시각은 대략 여덟시 가량. 이런 저녁 패턴이 요몇일 거의 반복되는것이 아주 만족스럽다.

    아기가 태어나고 이런저런 힘든점도 물론 많았지만 행복한 느낌이 아주 큰 것 같다. 앞으로 아기가 조금씩 클 때마다 같이 할 수 있고 해줄 수 있는 즐거운 일들이 무궁무진할 것 같은 기분이 특히 좋다. 예를 들면 내년 쯤엔 같이 제주도 정도는 갈 수 있을 것 같고 내후년 쯤엔 동남아 정도는 가서 같이 바닷가에서 참방참방 물장구 정도는 칠 수 있을 것 같다. 조금 더 크면 같이 캐치볼도 하며 뛰어 놀 수 있을 것도 같고.

    요즈음 느끼는 이런 충만한 느낌을 혹시모를 쓸데없는 걱정들 때문에 잊어 버릴까봐 걱정이 된다. 아기가 더 크더라도 그렇게 되지말고 늘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나와 우리 가족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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