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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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월 아기의 첫 장염 + 후기끄적끄적 2023. 8. 12. 09:26
씩씩이도 벌써 두돌을 지나 27개월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크고작은 병을 이겨내며 자라고 있는데, 이번에는 또 장염에 걸려서 아기도 고생, 부모도 고생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장염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이번에 씩씩이가 장염에 걸린 원인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면역력이 약해져서 바이러스에 걸렸거나, 아니면 과식한 탓으로 장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장염인 것을 알게 된 것은, 어린이집에서 아기가 낮잠을 자고 일어나 토를 많이 했다고 했고, 바로 데리고 온 다음에는 평소와 다르게 좀 쳐져 있었던 것을 보고 였습니다. 근처 소아과에서도 청진을 하고 장염인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고요. 가볍게 넘어갈 것 같던 장염이, 자는동안의 구토와 설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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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두돌 아들이 아빠에게 시키는 것들끄적끄적 2023. 1. 18. 10:05
1. 그림놀이 - 감자 그려주세요. - 감자 또 그려주세요. (x10) - 고구마 그려주세요. - 사다리차 그려줘요. - 비행기 그려줄까요? - 더 큰 비행기 그려줄까요? - 엄청 큰 비행기 그려볼까요? (-.-);; - 디거 (포크레인) 그려볼까요? - 디거 업은 덤프트럭 그려볼까요? - (무한반복) 그림놀이를 하다보면 아들이 나를 시켜서 그림을 그리는게, 요즘 유행하는 AI로 그림 그리는 방식과 비슷한것 같다. '~~~한 그림 그려주세요', '또 그려주세요', '더 큰거 그려주세요' 등등.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리면 '흥' 하는 콧소리를 한번 내고, 아니면 마음에 드는게 나올 때 까지 명령어를 바꿔가며 요청을 하는게, 나름 본인의 script engineering을 하는 듯 보인다. 요즘 아들이 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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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운반차를 보았다끄적끄적 2022. 12. 21. 14:54
언젠가, 운전을 하다가 소 운반차를 십 수년만에 보았다. 소는 타고있지 않은 채로 도로를 달리던 빈 소 운반차를 보며 마치 자식들이 빠져나간 시골 집을 보는 것 같은 서글픈 기분이 들었다. 어린 시절엔 소 운반차를 꽤나 자주 보았다. 시골집 마당 건너편에 소 마구간이 있었던 덕분에 철마다 어린 송아지를 싣고 오거나, 아니면 조금 자란 소들을 다시 싣고 나가기 위해서 소 운반차가 드나들었기 때문이다. 작은 트럭은 아마도 1톤, 큰 것들은 아마도 10여톤 정도 되는 트럭들이지만 우리집 마구간은 그리 크지 않아서 큰 소 운반차가 들어온 적은 거의 없었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 마구간이 있는 것이 그렇게 싫을 수가 없었다. 어머니는 공장에서 늦게 오시고 아버지는 거의 날마다 저녁 무렵엔 술을 드시느라 소들의 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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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이야기] 돌치레인가?끄적끄적 2022. 1. 12. 23:52
아이가 태어난지도 어느새 거의 1년이 다 되었다. 작년 이맘때 자다가 양수가 터져서 부랴부랴 병원으로 향하던 길이 어렴풋하게 생각난다. 다행히도, 그날 태어난 아이는 그동안 열심히 먹으며 그 흔한 접종열도 한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랐다. 어제까지는. 어제부터 오늘까지는 아이가 태어나고 크게 당황한 날들 중 하나인것 같다. 잘 자고 일어나 아침도 잘 먹은 뒤, 특별한 이유도없이 오전부터 열이 38.5도 까지 올라갔었고 잘 놀던 아이가 찡찡대며 엄마품에 안기려고만 했다고 한다. 급기야 안긴 후에는 엄마 팔이고 어깨를 물기도 했다고 한다. 찡찡대는 것은 그렇다 쳐도 무는 것은 왜일까? 처음 겪어보는 높은 열에 떨리는 손으로 해열제도 여러번 약통에 담아 먹여도 저녁까지 열은 잘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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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이야기] 오늘은 아기가 엄청 울었다끄적끄적 2021. 5. 19. 23:23
오늘이 씩씩이가 태어난 지 몇일째더라..? 아마도 120일 근방인것 같다. 그러고보니 벌써 태어난지도 4개월 정도 되었구나. 다행히도 그동안 특별히 아픈 곳 없이 무럭무럭 잘 크고 있다. 집에 온 초반에 몇주 고생하다가, 그 뒤로는 저녁마다 밥도 잘 먹고 잠도 잘 잤다. 새벽에 한두번 깨서 수유하던 것도, 몇주쯤 전 부터는 거의 없어지고 10시간 정도를 안깨고 거의 매일 잤다. 그런데 일주일 쯤 전 부터 패턴이 조금씩 바뀌더니, 저녁 수유를 하기도 힘들고, 또 잠도 쉽게 들지 못하는 날들이 많았다. 이게 소위말하는 4개월차 원더윅스인가? 대충 요즘 저녁 패턴을 보면, 다음과 같다. - 0. 7시쯤 수유 시작 - 1. 100ml 정도 먹고는 안먹고 나부대거나 찡찡대기 시작. (대략 10분) - 2. 속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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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이야기] 아이의 온기끄적끄적 2021. 4. 3. 21:52
아기가 태어난지도 벌써 80일 가량 되었다. 조금 더 지나면 100일이 될 듯 한데 언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갔을까 싶다.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왔다. 아기가 조금 커서 주말에 날씨가 좋으면 유모차에 태워 동네라도 한 바퀴 돌고 싶었는데, 벌써 3주째 주말마다 비가 오고 있어서 못 하고 있다. 대신에 주중에 고생하는 와이프 대신 낮에 내가 아기와 조금 더 오래 같이 있었다. 비 오는 봄날의 주말. 여느 때와 같았다면 어느정도 따듯해 진 날씨였지만 비 때문에 집안의 공기는 조금 썰렁했을 텐데 아기가 집에 와서 거실 한 복판에서 방싯방싯 웃다가 찌잉 대다가 하니 썰렁했었을 집안의 공기는 간데 없었고 대신 훈훈함이 집 안을 감도는 느낌이 들었다. 요 조그마한 아기가 집안의 공기를 이렇게 바꾸는 구나라고 새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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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키우는 이야기, 2] 아기 이름을 지으며 드는 생각끄적끄적 2021. 3. 2. 11:39
씩씩이의 이름이 생겼다. 생각 같아서는 조금 더 천천히 이름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태어나고 한달 이내에 출생 신고를 해야 해서 조금 급하게 지은 것 같다. 조금 더 씩씩이로 부르며 어떤 아이인지도 더 알아보고 아이에게 더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주고도 싶었다. 태어난지 몇일 되지 않은 아이와 평생 같이 할 이름을 벌써부터, 그리고 부모인 우리가 정해야 한다니 조금 부담스러워졌다. 작명소나 철학관에 가서 돈을 주고 이름을 지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아이의 이름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나와 와이프의 손으로 오롯이 지어보고 싶었다. 아이 이름을 지으려고 이런저런 이름을 떠올려보니, 떠올라오는 모든 이름들은 그야말로 나의 고정관념의 집합체인 것 같았다. 나는 고정관념이 특별히 크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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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키우는 이야기, 1] 씩씩이와 함께 하는 삶 시작끄적끄적 2021. 2. 9. 00:18
오늘은 1월의.. 아니 2월이구나. 아무튼 어느 조용한 겨울날의 월요일 저녁무렵이다. 월요일이라 여느날보다 조금 일찍 출근했다가 여섯시쯤 퇴근한 후 집에 곧바로 돌아와서 와이프와 마주앉아 조금 늦은 저녁을 먹고 와이프가 샤워하러 간 동안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거실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다. 그리고 지금 내 옆에는 태어난지 이제 막 26일 된 아기(이씩씩씨)가 가로로 누워 열심히 쪽쪽이를 빨며 잠을 자고 있다. 참 평온한 일상이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그 사이사이엔 참으로 많은일이 있었다. 집에 온지 몇일 안 되었지만 퇴근길에 현관문을 열면 거의 매일 우렁찬 울음소리로 반겨주던 아기는 오늘은 어쩐일인지 쌔근쌔근 자고 있었다. 아기가 자는 사이 뭘 조금 하려고 하는 찰나, 역시 잠에서 깨어 우렁차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