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여행기
-
인도 배낭여행기 (2) (2005/12~2006/2), 뉴델리, 마날리, 챈디가르여기저기 여행기 2020. 3. 14. 16:28
한참을 헤매다 몇개의 여관을 알아봐서 네명이 잘 수 있는 트리플 베드 룸을 겨우 잡아서 들어갔다. 처음 묵어보는 인도 여관의 방은 가난한 대학생 배낭여행자들에게도 충격적일 만큼 좋지 않았다. 겨우 네명이 들어갈 수 있는 좁은 방, 흙먼지 가득한 타일 바닥, 다 일어나있는 페인트 벽, 따듯한 물이 나오지 않는 샤워기 등… 전체적으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비록 수동이었지만 비데가 있는 것은 조금 신기했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자는 둥 마는 둥 하다보니 곧 새벽이 밝았다. 늦은 시간 음산한 빠하르간지와 열악한 숙소 환경에 충격을 받은 우리는 뉴델리는 우리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당장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다음으로 가기로 한 곳은 마날리였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고, 만년설이 있다고 해서 가..
-
인도 배낭여행기 (1), 인도 도착 (2005/12~2006/2)여기저기 여행기 2019. 3. 18. 22:08
아직도 세상엔 모르는 것들 투성인데, 어느새 나이를 이렇게 먹었나 새삼 느껴질 때가 있다. 나에게는 ‘인도를 언제 다녀왔더라’ 하며 되짚어 볼때. 벌써 10년도 넘게 훌쩍 지나버린 것을 알게되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구나 싶다. 인도는 대학교 졸업 직전 겨울방학때 다녀왔다. 졸업 후 진로가 결정되고 마지막 자유를 느끼고 싶어서 떠나고자 했던 나와, 전역 후 복학하기 전에 놀고 싶어서 따라 붙은 대학 동기 두명과 그중 한명의 동네 친구녀석 하나까지. 왜 하필 첫 여행지가 인도였는지 잘 생각은 나지 않는다. 돈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이었고, 인도는 물가가 싸다니까 없는 사정에 굶어 죽지는 않겠다고 생각하니 왠지 마음이 놓이는 곳이라 가기로 했던 것 같다. 이때 아니면 언제 인도를 가보겠냐, 미국이나 유럽은..
-
발리 리프레시 휴가 (10), 에필로그 (2019/2)여기저기 여행기 2019. 2. 19. 22:51
(혼자 돌아다닌 대략의 경로) 발리 공항을 떠나 상하이를 거쳐 한국에 도착 한 지도 어느 덧 2주여가 지났다. 한달이 조금 안되는 짧다면 짧지만 또 길다고 하면 길 수도 있는 기간 동안 여행자의 신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언제는 하루하루가 쉬웠던 적이 있었는가 하면 딱히 돌아올 필요도 없는 듯 하고. 여행을 다녀온 이후, 명절에 함께하지 못한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양가에 들러서 가족들하고 시간도 보내고, 연말과 여행기간동안 만나지 못했던 몇몇 지인들과도 시간을 보냈다. 가족들과는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며 추억을 되새겼고, 지인들 과는 어떻게 길게 휴가 갈 수 있었는지, 비용은 어느정도인지, 발리에 여행가면 어떤 곳이 둘러볼 만 한지 등..
-
발리 리프레시 여행 (9), 다시 꾸따와 스미냑 (2019/2)여기저기 여행기 2019. 2. 19. 10:57
다시 우붓을 떠나 4박을 남겨두고 꾸따로 돌아왔다. 스탑오버했던 쁘리마 버스를 다시 타고 왔는데, 오는길에 르기안 가까운 곳에 내려달라고 하면 흔쾌히 내려주는 것 같았다. 다시한번 발리는 유두리가 통하는 정감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 꾸따는 공항 근처라 여러번 찾게 되는 곳이다. 이번에는 뽀삐스 거리 근처의 Bakung Sari 거리에 숙소를 잡았다. 쁘리마 버스에서 내려서 가기도 편했고 세가라 해변과 꾸따 해변으로 나가기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이 거리에서는 AB Hotel에 묵었는데, 방도 넓고 쾌적하고 매우 만족 스러웠다. 다만 호텔에 수영장이 없어 한낮 더운시간에 방에만 있어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꾸따에는 2월 초에 들어왔는데, 우기가 거의 끝나고 날씨가 건기로 바뀌어 가는 중인 ..
-
발리 리프레시 휴가 (8), 다시 우붓 (2019/2)여기저기 여행기 2019. 2. 17. 22:54
혼자하는 발리 여행의 두번째 목적지는 다시 우붓. 지난 포스트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우붓이야말로 발리 여행의 정수가 아닐까 하는데, 사실 이번은 쁘리마 버스를 타고 로비나에서 꾸따로 가는 길에 스탑오버가 공짜라고 해서 한번 해봤다. 한번에 로비나에서 꾸따로 이동하려니 좀 힘들기도 했고. 로비나에서 아침 9시에 출발해서 우붓에는 11시 30분쯤 도착했다. 타고 온 버스는 12시에 꾸따로 다시 출발하는데, 바로 타면 꾸따로 가고 내려서 다음에 꾸따로 가겠다고 하면 스탑오버가 되는 것 같았다. (다시 찾은 우붓 거리) 숙소는 쁘리마 버스 인근의 베일 발리 하우스 (Bale Bali House)라는 홈스테이로 구했다. 홈스테이다 보니 가격도 저렴했고 위치도 쁘리마 버스에서 가까워서 짐을 끌고도 충분히 걸어갈 수 ..
-
발리 리프레시 휴가 (7), 로비나 (2019/1)여기저기 여행기 2019. 2. 13. 09:21
여행 뒷 부분의 혼자 다니는 기간에 어디로 갈지, 그리고 무엇을 할지 전혀 계획을 하고 있지 않았다. 막상 혼자 여행하는 날짜가 다가오자 더 멍해지는 기분. 그냥 일정을 바꿔서 같이 돌아갈까도 진지하게 생각했지만, 더 비싸게 발권한 항공권 가격과 변경수수료가 흔들리는 내 마음을 잡아주었다. 시간이 흘러 혼자가 되기 전날, 그러니까 와이프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는 그날 부랴부랴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북쪽 해안의 로비나 (Lovina)로 가보기로 했다. (로비나) 무작정 로비나로 가고 싶었던 이유는 꾸따나 짱구, 그리고 렘봉안에서 맞았던 거센 바람이 북쪽은 왠지 좀 괜찮을 것 같았고, 말로만 듣던 멘장안 스노클링과 돌고래 투어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였다. 로비나는 택시로 가면 ..
-
발리 리프레시 휴가 (6), 중간 에필로그 (2019/1)여기저기 여행기 2019. 2. 5. 22:45
와이프와 함께한 10일 조금 넘는 여행이 끝났다. 여행 오기전 몸이 안 좋아서 일주일 정도 골골대다 겨우 회복하고 온 여행이라, 다시 몸이 안 좋아질까 여행 초반엔 노심초사했었다. 여행 중간에 여행 오기 전 처럼 아팠으면 막막했을 것 같다. 여행 끝나고도 몸 관리를 잘 해야겠다. 여행 오기 전 가장 큰 걱정은 날씨였다. 1월이면 한창 우기일 때라 정말 가도 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막상 와보니 와도 되기는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름 우기의 오랜기간을 겪어보니, 먼저 비는 주로 저녁에 와서 낮에 돌아다니는데 큰 지장은 없었고, 또 밤에 비가 억수같이 와도 다음날 아침이면 대부분 잦아들었다. 다음날 낮까지 비가 올 때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장마철처럼 일주일씩 비가 연달아 오지는 않는다는것. 대..
-
발리 리프레시 휴가 (5), 짱구 (2019/1)여기저기 여행기 2019. 2. 4. 23:50
와이프와 같이 지낼 마지막 여행지는 짱구 (Canggu) 로 정했다. 캉구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 다들 짱구라고 해서 나도 짱구라고 불렀다. 왠지 친숙한 이름이다. 짱구를 가기로 한 이유는 이유는 요즘 핫하다고 해서. 막상 도착해보니 스미냑과 우붓의 중간 정도의 느낌이었다. 힙해 보이는 까페와 논이 공존하는 풍경. 적당히 번화하고 적당히 한적해서 좋았다. 짱구에서는 캄트리 방갈로 라는 곳의 풀 빌라에 묵었다. 리조트 내의 수영장도 좋지만 전용 수영장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빌라에 딸린 수영장은 생각보다 오붓한 규모였지만, 밤에도 산책 다녀와서 더우면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아침에 조깅한 후 더울 때 풀에 들어가는 느낌은 최고였다. (아담한 우리 방 수영장) 짱구에서는 스쿠터를 빌려서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