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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리 리프레시 휴가 (3), 우붓 (2019/1)
    여기저기 여행기 2019. 2. 3. 23:39

    꾸따와 마찬가지로 우붓은 지난 여행 때에도 왔었고, 이번 여행에도 가기로 주저 없이 결정 한 곳이다. 꾸따는 비행기가 늦게 도착하니 어쩔 수 없지.. 하는 마음이 조금 있었던 반면, 우붓은 발리 가면 당연히 우붓은 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발리는 바다지! 하는 사람들은 우붓을 별로 안 좋아할 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우붓도 가장 발리다운 곳 중 하나가 아닌가 한다. 깊은 계곡를 흐르는 물줄기들과 계곡과 계곡 사이에 자리한 마을들, 정글 같은 야자나무 숲과 계단식 논들이 있는 곳. 우붓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떻게 이런 곳에 이렇게 큰 마을이 생겼을 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우붓에서는 코마네카 앳 라사 사양 (Komaneka at Rasa Sayang) 리조트와 산카라 스위트 앤 빌라 (The Sankara Suite and Villas)에 나눠서 묵기로 했다. 한곳에 쭉 묵으면 편하지만, 자주 오기는 힘들테니 다른 리조트도 어떤지 구경도 해보고 싶어서 그렇게 결정했다. 하지만, 역시 숙소가 두개면 둘중에 더 마음에 드는 곳이 있고, 반대로 덜 마음에 드는 곳이 있는 법. 우붓 일정이 끝나고는 둘 중 마음에 드는 곳에 쭉 묵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묵은 곳은 코마네카 앳 라사 사양 리조트였는데, 예전 여행에서 묵었던 코마네카 앳 비스마 (Komaneka at Bisma)의 이미지가 너무 좋아서 다른 코마네카에 묵고 싶어서 결정 했다. 우기라 가격도 매우 착했다. 역시 만족 스러웠다.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 만족 스러웠고. 넓고 깨끗한 방이 특히 좋았다. 굳이 비스마와 비교를 하자면, 비스마는 방에서 보이는 풍경과 리조트 안의 산책로가 굉장했었는데, 라사 사양은 규모가 작고 조금 더 번화한 곳에 있어서 그런지 뷰도 없고 리조트 안의 산책로는 없었다. 확실히 비스마가 더 좋긴 했다. 대신 라사 사양은 걸어서 몽키 포레스트 거리와 하노만 거리를 다니기 편해서 좋았다. 비스마 거리는 뭐가 없어서 어디를 가려고 해도 한참 걸어가야 했었다. 우붓은 교통이 불편해서 호텔 위치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그랩도 거의 안되고, 길거리의 택시들은 담합같은걸 했는지 꾸따면 10k면 갈 거리를 150k부터 부른다. 열심히 흥정해 봐도 70k 정도. 혼자면 조금 싼 오토바이라도 잡아 타겠지만 둘이면 그것도 애매하고, 오토바이를 빌려서 타자니 왠지 위험할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와이프가 좋아했던 깔끔하고 넓은 방)


    코마네카에서 묵으면서는 바투르 일출 트래킹을 다녀왔다. 내려오는 길에 바투르 호숫가에 있는 Toya Devaya 온천도 다녀오는 일정이었는데, 호텔 픽업 시간이 새벽 세시라 매우 부담스러웠다. 결국 거의 잠을 못 자고 일어나 출발. 우기인지라 등산할 때 비도 자주 오고 일출도 거의 못 본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운이 좋았는지 비도 안 오고 일출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바투르 산은 가이드 동행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했고, 우리 가이드는 같은 차로 온 4명을 인솔해서 올라갔다. 등산로는 경사가 급했고 돌이나 흙이 많아 발도 자주 미끄러지는 탓에 생각보다 어려웠다. 올라가는 길은 폭도 좁은 편도 1인 길이라 나 혼자 힘들다고 길 중간에 멈춰 쉬기는 어려워 보였다. 물론 중간중간 빠져서 쉴 수 있는 공간도 있지만, 가이드 포함 팀 단위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마냥 쉴수만도 없었다. 와이프가 중간에 퍼져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목적지까지 잘 올라갔다. 새벽이라 눈에 보이는게 없어서 였다는 후문. 


    트래킹은 완전 정상까지 가는 것은 아니고 정상 근처의 일출을 볼 수 있는 포인트 였는데, 산 경사가 급한 탓인지 한 포인트에 모든 사람이 있을 수는 없었고 높이 차를 두고 근방 여기저기에 트래킹 팀 별로 흩어 앉았다. 흘린 땀이 식으며 추워져서 가져온 바람막이를 꺼내 입었다. 그래도 조금 추웠지만, 따듯한 차도 한잔 하며 기다리니 반가운 해가 떴다. 남쪽 나라에서 해 뜨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아궁산도 잘 보였다. 멀리 롬복섬도 보인다고 가이드가 이야기 했는데 솔직히 그게 롬복섬인지는 나로써는 알수가 없었다.


    (바투르 산 일출)


    올라가는 길에는 깜깜해서 하나도 보이지 않았던 풍경들은 내려오는 길에 볼 수 있었다. 등산로 바로 옆에 있던 끝이 보이지 않던 분화구, 분화구 주변에 솟아호르는 하얀 김, 그리고 호시탐탐 등산객의 가방을 노리는 원숭이들까지. 내려오는 길도 험했지만, 중력의 덕분에 조금 덜 힘들게 잘 내려왔다. 내려와서는 바로 Toya Devasya 온천으로 이동. 우리 차 드라이버가 한시간 반 후에 보자고 했는데, 한시간 반은 너무 짧게 느껴졌다. 탈의실 찾아가고 옷 갈아입고 하는 시간도 있어서 얼마 놀지도 못했다. 온천에 내려와보니 호숫가에 있어 풍경이 좋았다. 새벽부터 등산도 했겠다, 추운 정상에서 떨었겠다 따듯한 물에 좀 담그고 싶었는데 물이 미지근 해서 조금 아쉬웠다. 한국의 온탕 정도의 따듯한 물만 있었어도 좋았을 텐데.


    돌아오는 길에 커피 농장인지 공원인지 Bali Purina 라는 곳에 들렀다. 입장료도 별도로 없는 것 같은데 루왁 커피 관련해서 설명도 잘 해주고, 10잔 정도의 각종 커피 및 차 시음도 (무려) 공짜로 시켜주는 인심 좋은 곳이었다. 내려가면 뷰도 좋아 사진 찍기에도 좋았다. 물론 루왁 커피등 다른 메뉴는 돈을 받고, 생산하는 커피를 판매하기는 했지만 땅도 넓고 직원도 많아 보이는데 운영이 가능할까 조금 의문이 들었다.


    (Pulina에서 시음할 수 있는 각종 커피 및 차들)


    호텔로는 오후에 돌아왔고, 멀리 걸어나갈 힘이 없어서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좀 쉬었다. 코마네카에 있는 동안에는 Puspa's warung과 Garasi라는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식당에서 주로 밥을 먹었다. Garasi의 새우요리가 매우 맛있었다. Mama mia라는 이탈리안 식당에서 먹었던 피자와 파스타도 맛있었다. 우리가 맛집이라고 하는 곳만 찾아다녀서 그런지는 몰라도 여기에서 먹는 대부분의 식사가 맛있었다. 가격은 어쩔 수 없겠지만, 이정도 퀄리티의 이탈리안 식당이 내가 사는 지역에는 별로 없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워졌다.


    (조금 먹다가 찍기는 했지만, 대략 이런 비주얼의 Garasi의 새우 요리.)


    우붓에서 3일 째에 두 번째 숙소인 산카라 스위트 앤 빌라 (The Sankara Suite and Villas) 로 옮겼다. 이곳은 우붓 중심에서 북쪽으로 대략 3킬로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고, 택시를 흥정해서 이동했다. 예약하며 주고 받은 이메일에서는 좋은 방을 주겠다고 했는데, 막상 받은 방은 제일 구석에 있는 뷰도 없는 방이라 조금 아쉬웠다. 역시 으례 하는 소리였나 싶다. 방 크기, 청결도, 쾌적함 등 모든 부분에서 코마네카 시리즈가 월등히 좋았다. 대신 수영장은 산카라가 조금 더 좋았고, 아침 산책이나 요가 같은 투숙객 대상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었다.


    (산카라 로비에서 방 가는 길)


    호텔 프로그램 중 아침 산책을 신청해서 했는데, 신청자가 나 혼자 밖에 없어서 직원 한 분이랑 한시간 정도 일정으로 산책을 다녀왔다. 호텔 차량으로 시작 지점까지 데려다 주고, 거기서 부터는 논이나 밭 사이로 난 작은 길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였다. 우붓의 들판 풍경과 발리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고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어 발리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된 기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논이나 밭에 있는 여러 식물들에 대해서도 잘 알려주었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식물들이 신기했다. 카사바가 어떻게 생겼는지 처음 알게 되었다.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요가도 했는데, 별도로 신청하지 않고 요가 장소로 가면 되었다. 요가 수업은 난생 처음이었는데, 다행히 다들 초보라 특별히 혼자 튀지 않고 잘 넘길 수 있었다. 학생들 실력에 선생님은 조금 실망하셨을 지도 모르겠다.


    산카라에 묵으면서 제일 불편했던 것은 교통. 호텔 근처에는 뭐가 거의 없고, 밥 사먹고 돈이라도 바꾸려면 우붓 센터로 나가야 했다. 다행히 호텔에서 우붓 센터까지 셔틀을 제공해 주지만, 1시간 간격으로 되어 있고 또 미리 예약을 해야 해서 조금 불편했다. 갑자기 비가와서 우붓 센터에서 비를 피해 20분 넘게 셔틀 기다린 적도 있고, 조금 고생이었다.


    우붓 센터로 나가서 저녁 사먹은 시간 말고는 대부분 호텔 수영장에서 놀았다. 선베드도 많고, 카바나도 있어서 책도읽고 물놀이도 하고 잘 놀았다. 


    (산카라 수영장)


    일단 이렇게 우붓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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