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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배낭여행기 (1), 인도 도착 (2005/12~2006/2)
    여기저기 여행기 2019. 3. 18. 22:08

    아직도 세상엔 모르는 것들 투성인데, 어느새 나이를 이렇게 먹었나 새삼 느껴질 때가 있다. 나에게는 ‘인도를 언제 다녀왔더라’ 하며 되짚어 볼때. 벌써 10년도 넘게 훌쩍 지나버린 것을 알게되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구나 싶다.


    인도는 대학교 졸업 직전 겨울방학때 다녀왔다. 졸업 후 진로가 결정되고 마지막 자유를 느끼고 싶어서 떠나고자 했던 나와, 전역 후 복학하기 전에 놀고 싶어서 따라 붙은 대학 동기 두명과 그중 한명의 동네 친구녀석 하나까지. 왜 하필 첫 여행지가 인도였는지 잘 생각은 나지 않는다. 돈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이었고, 인도는 물가가 싸다니까 없는 사정에 굶어 죽지는 않겠다고 생각하니 왠지 마음이 놓이는 곳이라 가기로 했던 것 같다. 이때 아니면 언제 인도를 가보겠냐, 미국이나 유럽은 다음에라도 갈 기회가 있겠지라고 애써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다른 친구들은 내가 인도에 가야 한다니 두말없이 같이 간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이분들은 그저 별다른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인도에 가기로 정해놓고 난 후, 처음으로 항공권 가격을 비교해보며 나름 저렴한 비행기를 찾고, 여권과 비자도 만들었다. 이때 나는 미필이라 단수여권만 만들 수 있어서 외국에 나갈 때 마다 여권을 만들어야 했는고, 이때만 해도 여권을 하나 만드려면 병무청에서 이러저러한 서류를 내고 떼고 해야했는데, 이러는 와중에는 무려 통장에 현금 5000만원 이상이 있는 신원 보증인도 필요해서 아주 피곤했었다. 비자는 대충 여행사에 대행으로 맡겼던 것 같다. 아마도 인터뷰까지는 필요 없었던 모양이다.


    출국일은 아마도 12월 15일 정도 였던 것 같다.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몇일 있다가 바로 비행기를 타고 인도로 날아갔다.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때 홍콩을 거쳐 갔는데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고 대기하다가 바로 이륙했던 것 같다. 나름 신기한 경험이었다. 가는 비행편은 싸서 예매한 에어인디아 비행기였다. 항공권 가격은 대략 8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도 비싸다고 느꼈지만 인도 가는 비행기는 요즘도 그리 싸지는 않은 것 같다. 기본적으로 거리도 있고 수요도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에어인디아 비행기는 그리 서비스가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앞줄부터 "chicken or fish?" 하면서 기내식을 주고 있었는데, 기내식을 거의 처음먹게되어 긴장되는 마음에 치킨 달라고 해야지 하며 준비하고 있었는데 "no chicken, just fish" 하면서 툭 던지고 갔을때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옆줄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어서 나도 하나 달라니, 우리는 맥주 없다고 안 주기도 했고. 돌아오는 편 중 한 구간은 대한항공 코드쉐어 편이었는데, 밥 먹고 차 한잔을 줄 때에도 에어인디아는 "tea?" 이렇게만 물어보고 지나갔는데, 여기에서는"차 한잔 하시겠습니까?" 이렇게 길게 물어봐서 오히려 황송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가 타고 간 에어인디아 비행기)


    (홍공 공항에서의 석양)


    거의 처음 여행이라 들뜬 마음으로 뉴델리까지 날아오는 비행편이 오히려 짧게 느껴졌다. 밤 11시 정도로 늦게 도착하는 비행 편이었는데, 수속을 하고 공항 밖으로 나서면서 부터 우리는 단체 멘붕에 빠졌다. 출국장으로 나서니 매캐한 매연이 처음으로 우리를 당혹스럽게 했고,늦은시간 교통편이 애매한 여행객을 맞으려는 우글우글한 택시기사들이 몰려와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거기에 우리는 당장 첫날 어디로 가서 묵을지도 준비가 안된 상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대체 왜 첫날 숙소도 정해놓지 않았을까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때는 숙소는 도착하면 어디 있겠지. 이런 심정이 아니었나 싶다. 아무튼, 당장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른채 공항 한켠에 앉아서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나 심각하게 고민하던 우리는 일단 여행자 거리로 가보자, 하며 난생처음 흥정을 해서 툭툭이 두대에 나눠타고 빠하르간지로 이동했다. 처음 보는 어두운 길을 하염없이 달리는 통에 납치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빠하르간지라는 곳에 잘 도착은 했지만, 막상 도착한 자정무렵의 빠하르간지는 너무나 황량했다. 불꺼져 어두운 거리에 떠돌이 개들도 많고, 소도 있고, 어디가 숙소들이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어서 하염없이 해매는 통에 말거는 사람들은 또 왜 그렇게 무섭게 느껴지던지. 아직도 그때의 그 막막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달도 넘게남은 여행일정이 유독 길게 느껴졌다.



    (뉴델리 공항 출국장 모습)


    (자정 무렵의 빠하르간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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