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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리 리프레시 여행 (9), 다시 꾸따와 스미냑 (2019/2)
    여기저기 여행기 2019. 2. 19. 10:57

    다시 우붓을 떠나 4박을 남겨두고 꾸따로 돌아왔다. 스탑오버했던 쁘리마 버스를 다시 타고 왔는데, 오는길에 르기안 가까운 곳에 내려달라고 하면 흔쾌히 내려주는 것 같았다. 다시한번 발리는 유두리가 통하는 정감있는 곳이라는 것을 느꼈다.


    꾸따는 공항 근처라 여러번 찾게 되는 곳이다. 이번에는 뽀삐스 거리 근처의 Bakung Sari 거리에 숙소를 잡았다. 쁘리마 버스에서 내려서 가기도 편했고 세가라 해변과 꾸따 해변으로 나가기도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다. 이 거리에서는 AB Hotel에 묵었는데, 방도 넓고 쾌적하고 매우 만족 스러웠다. 다만 호텔에 수영장이 없어 한낮 더운시간에 방에만 있어야 한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꾸따에는 2월 초에 들어왔는데, 우기가 거의 끝나고 날씨가 건기로 바뀌어 가는 중인 듯 했다. 비도 거의 오지 않았고, 바다와 하늘도 푸른색을 되찾아 가는 중인 것 같았다. 바람도 예전처럼 세차게 불지 않았고. 꾸따 해변은 보름쯤 전에는 거의 없었던 비치보이들이 다시 나와서 열걸음에 한번씩 인사를 건네는 활기찬 곳이 되어 있었다.


    (다시 찾은 꾸따 비치)


    꾸따에 있는 동안 그동안 날씨탓에 하지 못했던 서핑을 하기로 했다. 해변에 비치보이들이 참 많지만, 왠지 아무곳이나 가기는 조금 걱정이 되어 지난 여름 발리 여행에서 만나서 안면이 있는 비치보이를 다시 찾아갔다. 서핑은 하와이와 지난 발리여행에서 배우기도 했고 혼자 타보기도 했지만, 그때뿐이고 한국에서는 전혀 하지 않으니 서핑은 잘 늘지 않는 것 같았다. 몇일 시간이 있으니 계속 타면서 제대로 배워두고 싶은 마음으로 꾸따에 왔지만, 물에 들어가자마자 이것은 내가 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파도가 너무 세서 라인업으로 걸어가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었고, 라인업에서 오는 파도를 보고 돌아서는게 무엇보다 힘들었다. 파도를 볼 수 있는 눈이 없어서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파도 다 놓치고, 괜찮다 싶은 파도가 오면 돌아서는 와중에 파도가 들이닥쳐서 허둥지둥 하다가 물에 빠지기를 부지기수였다. 처참히 파도와 싸우며 두어시간 용 쓰다 보니 어느새 체력이 방전되어 방으로 터덜터덜 돌아왔다. 


    (비치보이가 찍어준 서핑하는 나)


    더운 오후시간은 방에서 조금 쉬었고, 저녁 시간에는 꾸따 해변으로 해 지는 것을 보러 갔다. 우기가 조금 지나가고 보니 석양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멋졌다. 석양을 향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비행기가 떠나는 모습이 운치있었다. 몇일후면 나도 저렇게 발리 섬을 떠나겠구나 실감이 조금 났다. 해 지는 것을 볼 때 해가 수평선이나 지평선으로 떨어지면 다 본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진정한 석양은 이 때 부터라고 생각한다. 해가 떨어진 후 반대편 하늘의 구름부터 점점 더 붉게 물들기 시작해서, 온 하늘이 타오를 듯 하다가 점점 어둑해져가는 그 일련의 장면을 다 보면 그제서야 석양을 온전히 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해 넘어가면 다 보았다고 일어서던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안타까웠다. 그 이후에 석양이 얼마나 멋있었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꾸따 비치의 노을)


    발리에서 남은 일정 서핑으로 꽉 채우려 했던 계획은 오전 반나절동안 파도에 산산이 부서져 버렸고, 이젠 또 어디갈까 고민하다가 다음날은 제대로 가본적이 없는 스미냑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스미냑은 지난 여행때 꾸따에 묵으며 놀러갔었는데, 도로에 차가 너무 많고 설상 가상으로 그랩 기사가 접촉사고도 내서 아주 안쓰럽고 또 오고 가는데 고생했던 기억 때문인지 별로 좋은 인상은 없는 곳이었다.


    다음날 스미냑으로 이동해서 있어 보니, 저녁 시간에 도로에 차가 많은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스미냑 안에서 유유자적 돌아다니며 지내기는 좋은 곳이었다. 골목마다 맛집도 많았고, 해변도 꾸따보다 덜 번잡해서 저녁무렵에 앉아서 석양 보기에도 한산하고 좋았다. 다만, 날씨때문인지, 아니면 날아오르는 비행기가 없어서인지 석양은 꾸따 해변이 더 좋은 것 같았다. 하루는 해 지는 시간에 소나기가 엄청 쏟아져서 해변의 그 사람들이 혼비백산 흩어지기도 했다.


    스미냑에도 우붓 만큼은 아니지만 잘 운영되는 요가원 (108 yoga)이 있어서, 운동삼아 요가원을 다녔다. 아침요가와 비기너 클래스를 몇번 들었는데, 사람이 더 적어서인지 개인별로 신경을 써주는 것이 좋았다. 가격도 100k로 우붓보다 저렴했고. 다만, 우붓만큼 시간대와 클래스가 다양하지는 않아 조금 아쉬웠고, 우붓의 요가반은 숲 속에서 요가를 하는 느낌이라면 이곳은 덜 번잡하지만 그래도 시내 학원에서 하는 기분으로, 요가원 분위기도 우붓이 더 좋았다. 그래도 스미냑으로 나와서 운동 할 수 있는 곳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스미냑의 108 yoga)


    꾸따에서는 좋아하는 식당인 팻쵸우 (Fat Chaw)와 셰프 베이거스 (Warung Chef Bagus)를 다시 갔었다. 새로가본 곳은 멕시코 음식을 하는 Baba.G 라는 조금은 독특한 식당이었는데 타코가 정말 맛있었다. 다음번에 가서 다른 음식들도 한번 먹어보고 싶었지만, 다음날엔 스미냑으로 가는 바람에 더 가지는 못했다.


    (baba.G의 타코)


    스미냑에서는 호텔 근처에 WACKO Burger 식당이 기억에 남는다. 가게 이름처럼 햄버거, 샌드위치 등을 파는 곳인데, 패티와 햄버거 빵이 정말 맛있었다. 신기했던 점은 패티 굽기 정도를 물어보는데, 나는 보통 패티 정도인 미디움 웰던을 주문했는데 취향에 따라 더 맛있게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미디움 정도로도 한번 시켜먹어볼껄. 식당 내부도 넓고 트여있어서 쾌적했다. 다만, 스미냑쪽이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지 먹는 도중에 정전이 되어서 조금 놀랐다. 곧 다시 돌아오긴 했다.


    (WACKO burger의 클래식 치즈버거)


    또 The Cabin도 빼놓을 수 없지. 치킨 코르동 블루 (Chicken Cordon Bleu)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코르동 블루는 왜인지 우리 회사 양식당의 대표 요리인데, 한국에서는 자주 보기는 힘들고 외국 나오면 한번씩 우연찮게 만날 수 있었다. 슬로베니아에서도 햄을 넣은 돈까쓰 같은 요리를 먹은적이 있었는데 회사 식당에서 먹던 맛이라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이곳의 코르동 블루는 먹었던 이런 요리중에 제일 괜찮았던 것 같다. 치킨도 밑간이 잘 되어 맛있게 튀겨지고, 안에 들어있는 치즈와 크림소스가 입맛에 잘 맞았다. 스미냑에는 맛집이 참 많은 듯 했고, 더 길게 있지 못해서 아쉬워지는 순간이었다.


    (The Cabin의 코르동 블루)


    또 발리를 떠나기 전 이곳 요리라고 하는 바비 굴링 (Babi Guling)을 한번 먹어보기 위해 근처의 Warung Jambul 이라는 로컬 식당을 찾아갔다. 기본 요리는 바비굴링인데 크기를 대/중/소로 선택할 수 있다. 작은것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양도 적지 않고 무엇보다 정말 맛있었다. 돼지의 다양한 부위를 다양하게 요리한 반찬들과 밥, 그리고 국을 주는 형식인데 나시 짬뿌르 같기도 했다. 돼지고기 요리들이 다 반찬스러워서 밥이 엄청 잘 들어갔다.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발리에서 꼭 맛있는 바비 굴링을 한번쯤은 드셔보시기를 추천하고 싶다. 나는 한번으로는 부족해서 마지막날에도 이곳에서 먹고 다시 공항으로 이동했다. 다시 먹을 때는 바비굴링 작은 것에 맛있어 보이는 다른 반찬들을 추가해서 먹었는데, 계란 요리와 닭 튀김도 반찬으로는 그만이었다. 이런 맛있는 식당이 우리동네에 있다면 주말마다 찾아갈텐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 생겼다.


    (Warung Jambul의 바비굴링 작은것)


    돌아가는 동방항공 비행기는 새벽 1시 30분에 있었는데,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돌아다니다 공항가면 너무 피곤하기도 하고 또 저녁에 씻지도 못해서 힘들 것 같았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옵션은 세가지 정도 있는데, 첫번째는 지난 발리여행에서 했던 호텔에 짐을 맡기고 호텔 수영장에서 놀다가 호텔에 샤워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샤워하고 가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은 누사두아의 라구나 정도 되는 왠만큼 좋은 호텔이어야 가능한 듯 해서 포기. 두번째 방법은 공항 근처의 호텔을 12시간 정도 사용하는 것이다. 저렴한 곳은 대략 2만원 정도 하는 듯 했다. 지난번 이용했던 망가르 인도네이사 같은 호텔이 여러모로 적당해 보였다. 하지만 짐만 맡기고 샤워만 하는데 조금 아까웠다. 마지막으로 내가 선택한 세번째 방법은 호텔 근처의 마사지샵을 예약하고, 이곳에 짐을 맡긴 후, 저녁에 가서 마사지 받고 샤워하고 나오는 방법. 여러모로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스파는 공항 근처의 Da Nyuh Spa 로 예약했고, 저녁에 가서 스파를 받고 샤워도 하고 개운하게 비행기를 타러 갈 수 있었다. 스파 비용은 1시간에 130k 정도였다. 호텔 스파가 이 가격이라니! 호텔이라 샤워실도 여느 허름한 스파와 비교할수 없을 만큼 좋았고, 여러모로 만족 스러웠다. 새벽 비행기라면 이 방법 추천. 


    (Da Nyuh Spa는 샤워 후 이런 디저트도 주는 것 같다. 최고)


    어째 마지막 일정은 대부분 먹는데 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스미냑에서는 저녁 뿐만 아니라, 맛있는 브런치 까페들도 많아서 아침 요가하고 먹는 브런치도 정말 꿀맛이었다. 역시 운동을 하면 음식이 맛있는 듯 하다. 여튼 이렇게 여행을 마무리 하고 상하이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더 멀게 느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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