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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리 리프레시 휴가 (10), 에필로그 (2019/2)
    여기저기 여행기 2019. 2. 19. 22:51

    (혼자 돌아다닌 대략의 경로)



    발리 공항을 떠나 상하이를 거쳐 한국에 도착 한 지도 어느 덧 2주여가 지났다. 한달이 조금 안되는 짧다면 짧지만 또 길다고 하면 길 수도 있는 기간 동안 여행자의 신분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언제는 하루하루가 쉬웠던 적이 있었는가 하면 딱히 돌아올 필요도 없는 듯 하고. 


    여행을 다녀온 이후, 명절에 함께하지 못한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양가에 들러서 가족들하고 시간도 보내고, 연말과 여행기간동안 만나지 못했던 몇몇 지인들과도 시간을 보냈다. 가족들과는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보며 추억을 되새겼고, 지인들 과는 어떻게 길게 휴가 갈 수 있었는지, 비용은 어느정도인지, 발리에 여행가면 어떤 곳이 둘러볼 만 한지 등 다소 실용적(?)인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다. 


    한참 우기인 1월 중순에 여행을 시작하게 되어 날씨에 대한 걱정이 제일 컸었는데, 걱정했던 것 보다는 여행하기에 크게 지장이 없어서 참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1월 말에서 2월로 넘어갈 때 쯤 되니 우기가 끝나가는 것이 느껴졌었고,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


    발리는 여행하기에 참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물가가 싸서 이동이나 관광, 액티비티, 먹는 것 등을 할 때 부담이 적었다. 그리고 사람들도 대체로 착하고 친절한 편이라 여행기간 내내 기분도 좋고, 또 안정감도 느낄 수 있었다. 건기에는 여행하기에 두말할 나위 없이 좋음은 물론이고, 우기도 생각만큼 습하지 않아 그늘에 가면 적당히 쾌적했다. 리조트 수영장 물속은 더 좋았고. 다양하고 멋진 풍경의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 정글같은 숲도 있고, 번화한 시내도 있고 시골도 있고, 여러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너무 좋은 것만 나열한 것 같은데, 우기의 태양은 너무 뜨거워서 한낮에 타는 듯한 날씨가 조금 견디기 힘들었고, 산이나 개방형 식당의 모기들은 한동안 나를 예민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요령이 생긴 것인지, 낮에는 에어컨 있는 까페에 있거나 수영장에서 더위를 피하게 되었고, 모기는 왜인지 잘 안물리고 물려도 크게 가렵지 않게 되어 견딜 만 했다.


    와이프와 같이 다니는 기간 동안은 다른 관광객이나 현지 분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혼자 다니다보니 같이 투어하는 관광객들이나 돌아다니다 만나는 여러 현지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았다. 나처럼 리프레시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지 않아도 이따금씩 2주나 3주 정도 아시아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미국인 친구들이 생각나고, 아이가 셋이라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꾸따에서 하우스키핑을 한다는 우붓의 구멍가게의 착한 주인아저씨도 생각이 난다. 다이빙을 잘 가르쳐 주었던 샵의 강사도 생각나고, 다시 만난 나를 잘 챙겨줬던 꾸따의 비치보이 친구도 생각난다. 그저 외국인인 나를 친절하게 맞아주던 많은 사람들이 있어 혼자 다니는 기간도 많이 외롭지 않았던 것 같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한참 지쳐서 그렇게 생각을 하는지는 몰라도, 다녀오기만 하면 고민하고 있는 것들이 모두 말끔히 해결 될 것만 같았는데, 막상 다녀오면 고민은 고민대로 있고 새로운 문제들까지 생겨 마음을 다시 어지럽게 하기도 하는 것 같다. 여행으로 고민을 없애는 것은 애초에 헛된 기대인 것일까, 아니면 기간이 고민이 없어질 만큼 충분히 길지 않아서 일까. 애당초 고민을 해결하러 가는 것이 아니니 애초에 막연한 바램이었던 것 같다.


    여행기간 동안 하루하루를 충실히 즐기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과 여러 멋진 자연 경관들을 보며 가슴 깊이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들은 이따금씩 되새기게 되는 것 같다. 이젠 정말 다시 일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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