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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리 리프레시 휴가 (7), 로비나 (2019/1)
    여기저기 여행기 2019. 2. 13. 09:21

    여행 뒷 부분의 혼자 다니는 기간에 어디로 갈지, 그리고 무엇을 할지 전혀 계획을 하고 있지 않았다. 막상 혼자 여행하는 날짜가 다가오자 더 멍해지는 기분. 그냥 일정을 바꿔서 같이 돌아갈까도 진지하게 생각했지만, 더 비싸게 발권한 항공권 가격과 변경수수료가 흔들리는 내 마음을 잡아주었다. 시간이 흘러 혼자가 되기 전날, 그러니까 와이프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는 그날 부랴부랴 어디로 갈까 생각하다가 한번쯤 가보고 싶었던 북쪽 해안의 로비나 (Lovina)로 가보기로 했다.


    (로비나)


    무작정 로비나로 가고 싶었던 이유는 꾸따나 짱구, 그리고 렘봉안에서 맞았던 거센 바람이 북쪽은 왠지 좀 괜찮을 것 같았고, 말로만 듣던 멘장안 스노클링과 돌고래 투어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였다. 로비나는 택시로 가면 대략 6~800k 루피아쯤 한다고 했는데, 둘이면 몰라도 혼자서 이동하는데 쓰기에는 좀 비싼 금액이었다. 조금 더 싸게 이동 할 방법이 없는지 찾아보다가 꾸따에서 로비나로 가는 쁘리마 (Perama) 버스를 타기로 했다. 로비나 까지 편도 요금은 125k. 전날 인터넷으로 예약 해 두고, 오전에 꾸따 사무실로 이동해서 체크인 했다. 오전 10시에 꾸따에서 출발해서 사누르와 우붓, 그리고 베두굴을 거쳐 로비나엔 오후 3시 조금 안돼서 도착했다. 중간에 우붓에서 30분 정도 쉬기는 했지만 장장 다섯시간 가까운 긴 여정이었다. 택시를 탔으면 조금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을까? 길은 대체로 괜찮은데 베두굴에서 싱가라자로 내려가는 길이 아주 꼬불꼬불해서 멀미가 좀 났지만 조금 참으니 다시 평탄한 길이 나와서 괜찮았다. 쁘리마 버스는 에어컨도 안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내가 탄 버스는 에어컨도 잘 나왔고, 우붓 지나서 산길을 달릴때는 바깥 공기도 꽤 시원했다. 로비나로 내려오니 다시 더운바람이 불었지만.


    한가지 팁이라면, 꾸따에서 출발하는 쁘리마 버스는 로비나로 가는 길에 우붓에서 스탑오버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돌아오는 편도 마찬가지여서 나는 돌아올 때 우붓에서 스탑오버를 할 수 있었다. 로비나->우붓, 우붓->꾸따를 110k (이전 표가 있으면 10% 할인도 해 준다.)에 이동. 혼자 저렴하게 여행할때는 쁘리마 버스 매우 탈만한 듯 하다.


    로비나에 도착한 후, 쁘리마 로비나 오피스에서 제공하는 드랍 서비스를 이용했다. 호텔까지 드랍 해 주는데 인당 15k로 아주 저렴하고 편리했다. 꾸따나 우붓에서는 이런 서비스는 없는 것 같고, 로비나에서만 있는 듯 했다. 


    (흰색과 빨간색의 쁘리마 버스. 우리가 탄 버스는 이것보다는 조금 더 큰것)


    로비나의 호텔은 로비나 오아시스 호텔 (Lovina Oasis Hotel)로 로비나 비치에서 걸어서 10정도 걸리는 곳에 있었고, 너무 번잡하지 않은 곳이라 오히려 좋았다. 이 호텔의 방들은 작은 주방이 딸린 스튜디오 형태였고, 직원은 8시에서 5시 사이에는 있고 이후에는 퇴근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숙소였다. 호텔이 아니라 원룸을 빌리는 에어비엔비 같다고나 할까. 방 앞에 작지만 잘 관리되는 수영장도 있었지만 낮에는 밖으로 돌아다니느라 들어간 적은 없었다. 방은 굉장히 쌌는데, 가격에 비해서 방도 넓고 깨끗해서 체크인 하자마자 몇박 연장했다. 계획없이 다니는 여행의 묘미는 호텔 연장 아닐까. 


    (깔끔했던 호텔 방. 식탁과 의자도 있어서 좋았다.)


    목표했던 멘장안 스노클링을 알아보았는데, 왠지 체험 다이빙에 더 관심이 가서 알아보다가 결국 오픈워터 자격증을 따 버렸다. 로비나의 다이빙 샵 중 최고라는 애로우 다이브 센터 (Arrow Dive Center)에서 했고, 알아본 다른 샵들보다 더 비쌌지만 목숨 내놓고 하는 다이빙은 왠지 믿을만한 곳에 가야 할 것 같아서 제일 좋아보이는 이곳으로 갔다. 교육받고 다이빙 하는 내내 역시 이곳으로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오픈워터 코스는 3일간 해야 하는데, 일회용 렌즈가 하루치 밖에 없어서 좀 고민하긴 했는데 다행히 -3 디옵터의 마스크가 있어서 렌즈도 안 쓰고 편하게 잘 할 수 있었다. 첫날은 물 밖에서 간단한 이론과 장비 사용법을 배웠고, 샵 바로 옆에 있는 호텔 수영장에서 간단한 물 속 교육을 받았다. 수영장이지만 장비메고 다이빙 하는게 생각보다 힘들고 또 물속이나 물에 떠서 몸을 가누는게 쉽지 않았다. 오후에는 호텔에 돌아와서 이론 공부를 했다. 기압, 부력, 조류, 질소, 감압 등등 잘 몰랐던 상식이나 다이빙 관련 내용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랜만에 보는 한국어 교재라 더 반가웠다. 


    (그리운 애로우 다이브 센터)


    다음날과 그 다음날은 페무테란 비치와 멘장안에서 다이빙을 하루에 두번씩 했다. 페무테란 비치도 물론 좋았지만 멘장안 다이빙이 환상적이었다. 절벽에 수많은 산호와 말미잘, 니모를 비롯한 각종 이름모를 열대 물고기들을 볼 수 있었고 운이 좋았는지 거북이와 상어도 볼 수 있었다. 바다에 들어가니 호흡기를 통해 쉬는 내 숨소리와 귀를 스치는 물소리 그리고 공기 방울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풍경도 환상적이었지만 그때의 소리가 기억에 남고 아주 낭만적이었다. 이틀동안 네번의 다이빙을 거쳐서 무사히 오픈워터 자격증 획득. 와이프는 이미 라이센스가 있으니 다음 따듯한 나라로 가면 같이 펀다이빙을 꼭 해보고 싶다.


    (멘장안 가는 길)


    로비나에 오면 왠지 돌고래는 꼭 봐야할 것 같아서 떠나는 날 아침 돌핀투어를 신청해서 다녀왔다. 투어가 8시에 끝난다고 해서 호텔에 8시 언저리까지 오겠지 했는데, 바다 위에서 끝나는 시간이 8시여서 아주 당혹스러웠다. 호텔 픽업이 8시 30분에 오기로 했는데, 이 시간에도 아직 바다위였고, 픽업시간 연기하고 부랴부랴 호텔로 와서 짐만 들고 나와서 겨우 로비나에서 나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아침 돌핀투어를 혹시 본다면 시간을 여유있게 잡기를 꼭 권하고 싶다. 돌핀투어는 작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고, 나가보니 이미 수 많은 배들이 이리저리 돌고래를 찾아서 헤매고 있었다. 거의 8시가 다 될 때 까지 소득없이 이리저리 돌아다녀서 오늘은 못 보나보다 했는데, 다행히 끝나기전에 조금 볼 수 있었다. 돌고래가 배 옆에서 배와 같은 방향으로 헤엄치며 수면으로 나왔다 들어갈때는 돌고래와 아침에 같이 달리는 기분이었다.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돌고래를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더 신기했던 것 같다. 이런 투어를 하는 선장님들은 어떻게 돌고래를 찾아다니는 것인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돌핀 투어 중 찍은 사진. 돌고래를 찍기는 어려웠다.)


    로비나는 바닷가라 고기가 많이 잡히는지 각종 해산물 요리가 싸고 맛있어서, 많아서 한동안 먹지 못했던 오징어와 생선 요리들을 원없이 먹을 수 있었다. 특히 그릴 요리들이 좋았다. 로비나는 관광지이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 많은 관광객이 오지는 않아서 그런지 사람들도 좀 순박한것 같고, 물가도 대체로 저렴했던 것 같다. 호텔에서 싱가라자로 가는 방향에는 작은 시장도 있어 저녁에 먹을 과일 같은 것들도 싸게 사서 먹을 수 있었다.


    (맛있었던 오징어 그릴 요리)


    막상 로비나를 떠나고 보니 하루 쯤 더 묵으며 고기잡이도 한번 해 봤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 돌아와서 팔라우편 도시어부를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혹시 모르지 초심자의 행운으로 참치라도 한마리 잡을 수 있었을지. 다음에 혹시라도 로비나에 가면 고기잡이를 꼭 한번 해 봐야지.


    로비나에 있는동안 대부분 저녁시간엔 비치에 가서 해가 넘실넘실 지는 것을 평화로이 바라 보았다. 해 지는 것을 보는 것은 언제, 어디라도 좋다.


    (로비나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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